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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이색 축제 및 공휴일

일본 - 나마하게 축제, 아이들 교육까지 책임지는 일본의 괴물 축제

by omoney 2025. 4. 11.

일본 나마하게 축제

1. 일본 아키타현의 겨울 전통 – 나마하게 축제란?

**나마하게 축제(Namahage Festival)**는 일본 아키타현 오가 반도에서 해마다 겨울에 열리는 매우 독특한 전통 행사로, 일본의 무형문화재로도 지정되어 있다. 이 축제는 매년 1월 3일을 전후해 개최되며, 마치 공포극 같은 분위기 속에서 주민들이 전통 문화를 체험하고 계승하는 날로 여겨진다. 나마하기란, 악귀나 괴물 같은 외형을 한 남성들이 “게으름뱅이는 없느냐!”, “말 안 듣는 아이는 없느냐!” 하고 외치며 집집마다 찾아다니는 전통 의식이다. 나마하기들은 무서운 가면과 전통 의상을 입고 집 안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훈계하고, 어른들에게는 한 해 동안의 건강과 번영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가족 간의 결속과 세대 간 문화 전승을 동시에 의미하는 매우 상징적인 축제다.

 

2. 나마하게의 유래 – 악귀인가, 수호신인가?

나마하게의 기원은 오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다. 설화에 따르면, 나마하기는 원래 **중국에서 온 5명의 도깨비(귀신)**가 산에 숨어 지내며 사람들을 괴롭혔다고 전해진다. 주민들이 꾀를 내어 이들에게 무거운 돌을 옮기게 한 뒤, 다시는 마을에 내려오지 못하게 했다는 전설이 있다. 이후 이 도깨비의 형상이 나마하기의 유래가 되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나마하기는 단순한 괴물이 아닌, 가정의 안녕과 자녀의 성장, 사회적 질서를 지키는 상징적 존재로 여겨진다. 집을 찾아오는 나마하기를 무서워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으로 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부모들은 아이들이 나마하기를 두려워하면서도, 나중에는 훈육의 의미를 깨닫고 성숙한 자세를 배우길 바라는 교육적 목적도 담고 있다. 이처럼 나마하기는 공포와 가르침, 전통과 신앙이 어우러진 일본만의 독특한 민속문화인 셈이다.

 

3. 축제의 현장 – 나마하게 퍼레이드와 전통 의식

축제 당일이 되면, 마을은 마치 실제 요괴가 나타난 듯한 긴장감과 흥분으로 가득 찬다. 나마하기 역할을 맡은 마을 남성들은 거친 밀짚 의상과 무서운 가면을 착용하고, 큰 칼 모양의 소품을 들고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특히 오가 시청 근처의 신메이 신사에서는 메인 퍼포먼스가 펼쳐지며, 나마하게들이 불을 밝힌 계단을 내려오며 축제의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주민들은 그들을 환영하며 음식을 대접하고, 어린아이들은 무섭지만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마하게와 마주한다. 각 가정에서는 나마하게에게 쌀떡, 사케, 생선 등 전통적인 음식과 술을 바치며 한 해의 안녕과 복을 기원한다. 관광객들도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나마하게 복장을 해보거나 전통 음식, 공예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재미도 있다. 이처럼 나마하게 축제는 오가 지역 주민들만의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열린 전통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4. 현대 사회에서의 나마하게 축제의 의미와 가치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나마하게 축제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과거엔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던 나마하기가, 이제는 전통을 계승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는 역할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부모들은 이 축제를 통해 디지털 시대 속에서 잊혀져 가는 공동체 의식과 예절 교육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고 말한다.
또한 일본 내외의 많은 관광객이 오가 지역을 방문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전통 문화 콘텐츠로서의 성장 가능성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는 움직임도 있었으며, 나마하게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 애니메이션, 관광 투어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나마하게 축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전통 문화 보존의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매년 겨울, 오가의 마을을 울리는 “말 안 듣는 아이는 없느냐!”는 외침은, 단지 훈계가 아닌 사랑과 관심의 또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