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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이색 축제 및 공휴일

영국 - 치즈 롤링 데이, 치즈를 쫓는 사람들

by omoney 2025. 4. 11.

영국 치즈 롤링 데이

치즈 롤링 데이의 기원과 전통

매년 5월 마지막 월요일, 영국 글로스터셔(Gloucestershire)의 쿠퍼스 힐(Cooper’s Hill)에서는 **기상천외한 전통 축제인 '치즈 롤링 데이(Cheese Rolling Day)'**가 열린다. 이 날은 단순한 지역 행사가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참가자와 관람객이 모이는 국제적인 이색 이벤트로 발전했다. 축제의 방식은 단순하다. 언덕 꼭대기에서 4kg짜리 더블 글로스터 치즈를 굴리고, 참가자들이 그 치즈를 맨몸으로 따라 굴러 내려가며 쫓는 것이다.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이 그 치즈를 가져간다. 이 전통은 최소한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자연과 사람, 그리고 치즈를 매개로 한 독특한 놀이 문화로 평가받고 있다. 과거에는 풍년을 기원하거나 겨울을 보내는 의식의 일환이었다는 설도 있지만, 현재는 순수한 재미와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쿠퍼스 힐의 미친 경사 – 치즈 롤링 경기의 현장감

쿠퍼스 힐은 그냥 언덕이 아니다. 이곳의 경사는 최대 45도에 가까운 급경사로, 한 번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제어가 불가능할 정도다. 참가자들은 보호장비도 없이 언덕을 미끄러지듯, 혹은 구르듯 내려간다. 이 광경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아찔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을 연출하며, 매년 수많은 사진과 영상이 SNS에 퍼진다. 물론 다치는 사람도 많다. 골절, 타박상, 찰과상은 흔한 일이며, 대회가 끝난 후에는 응급구조대가 필수적으로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성조차도 참가자들에게는 명예로운 부상으로 여겨진다. 많은 이들은 치즈를 쫓는 그 순간만큼은 세상 모든 스트레스를 잊고, 어린아이처럼 자유롭고 웃을 수 있는 순간을 즐긴다고 말한다. 현장에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부터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모험가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 그 열기는 매년 더 뜨거워지고 있다.

 

영국 치즈 롤링 데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지역 축제 – 관광과 미디어의 시선

치즈 롤링 데이는 그야말로 지역 축제가 전 세계인의 축제로 거듭난 사례다. BBC, CNN,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여러 미디어에서 이를 조명하며, 세계인들은 이 독특한 축제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유튜버, 여행 인플루언서, 다큐멘터리 제작진까지 몰려들며, 단순한 지역 명물이 아니라 글로벌 관광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인근 마을에서는 이 날을 맞아 푸드 트럭, 기념품 가판대, 전통 시장 등을 열어 경제적 효과도 누리고 있다. 특히 축제 기간 동안 글로스터셔 지역의 숙박 예약률은 급증하고, 레스토랑과 펍에도 방문객이 몰린다. 또한 SNS 해시태그 #CheeseRolling은 매년 수많은 사진과 영상으로 가득 차며, 디지털 바이럴 효과까지 만들어낸다. 이처럼 치즈 롤링 데이는 단순한 유희를 넘어서 지역 경제, 미디어 노출, 글로벌 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전통의 유쾌한 진화 – 치즈 롤링 데이가 주는 문화적 의미

누군가는 치즈 하나를 쫓아 언덕을 구르는 이 축제를 가볍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치즈 롤링 데이는 그 자체로 지역 전통을 보존하고, 사람들에게 웃음과 추억을 주는 귀중한 문화 유산이다.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이 축제가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사람 냄새' 나는 그 소박함과 유쾌함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경쟁보다 함께 웃고 넘어지는 경험을 공유하며, 그 속에서 공동체의 연결을 다시 확인한다. 또한 이 행사는 현대 사회의 과도한 경쟁과 스트레스 속에서, 자유롭고 엉뚱한 하루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치즈를 쫓는다는 단순하고 유쾌한 행위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축제'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그렇게 치즈 롤링 데이는 매년 5월, 가장 미친 듯이 즐거운 하루를 선사하는 영국의 상징적인 공휴일로 자리하고 있다.

영국 치즈 롤링 데이 우승자